<aside> <img src="/icons/hashtag_lightgray.svg" alt="/icons/hashtag_lightgray.svg" width="40px" /> 수신인 [우짬](https://leogi-desk.notion.site/80a921d6c1ad404988649ff883c9ee48) 님의 글
의리 내용 출처 표기 후 외부 공개 (가능) 발췌한 글로 토론 및 비판적인 피드백 (불가능)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만 오늘 밤은 어떡하나요. 그건 오히려 찬이 묻고 싶은 말이었다. 내일은 내일의 고객이 오겠지만 오늘 남겨진 악성 재고는 어떡하면 좋냐고. 어머니가 수술로 입원한 탓에 서점을 대신 맡은 지 2주가 지났다. 그리고 그가 처음 서점 카운터에 서서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주문한 책은 여전히 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반품도 안 되는 구매인데… 서점 운영이 막중해서 밥도 안 넘어간 지 며칠 됐다. 저 책의 주인은 소화불량에 상당히 일조하고 있었다.
보내는 사람 [새로울](https://leogi-desk.notion.site/2b1f793a3e2b46b1b6b778431365510a),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김짓숴](https://leogi-desk.notion.site/62d2321895ad4ea4ba7353ee589a8d28), 엘린, [비어트리스](https://leogi-desk.notion.site/0837b77283024c9bbf43c15af4609c70)
받는 사람 [우짬](https://leogi-desk.notion.site/80a921d6c1ad404988649ff883c9ee48)
<aside> ✉️ 발신인 [새로울](https://leogi-desk.notion.site/2b1f793a3e2b46b1b6b778431365510a)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모든 문장이 시처럼 유려합니다. 독자로서도 저자로서도 건조체를 지향하는 저와는 정반대의 서술이라서 읽기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매 문장 천천히 곱씹게 되는 매력이 있었어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불호였지만(문체가 장황하고 전개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음) 이런 서술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완전 호! 일거예요.
저는 2000년대 전후의 다소 예스러운 문체를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억지로 욱여넣은 느낌 없는 한자어같은 것들을 말하는 건데.. 설명하기 어렵네요. 아무튼 좋았다는 말입니다.
저도 세븐틴 팬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예능도 무대도 여럿 챙겨봐서 본캐를 아는데요, 그래서 본 성격이나 관계성도 아니까 별다른 서술이 없어도 이해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까 싶었습니다. 저도 저번 감상회에서 팬픽을 올리고 (우짬님을 포함해서) 묘사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그게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었어요. 어차피 팬픽은 거의 모든 독자가 대상의 외형과 성격을 알고 읽기 때문에 팬픽으로서는 상관없겠지만(오히려 묘사가 있는 쪽이 독일수도) 일반 소설도 쓸 생각이 있으시다면 훈련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이건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ㅎㅎ;;
판타지를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비장.. 엄숙..한 서술이 많은 걸로 아는데 이 소설은 일상적이고 시적인 문체여서 인상깊었습니다. 동네서점을 배경으로 감성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TV에 출연한 승관을 발견하고?! 베이전이라는 판타지 설정이 훅 들어오는데??!!!! 당황스러우면서도 흥미롭고 순간 호기심이 확 일었어요. 초장에 소재를 밝히지 않으셨다면 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몇 달이나 잠들기도 한다는 승관의 말을 듣고 '그래서 책 주문해놓고 못 왔던 거구나!!' 하며 복선이 회수되는데 왠지 짜릿했어요.ㅋㅋ
전반적으로 제 취향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비평을 작성하지 못했지만... 어디까지나 제 취향과 맞지 않았다는 것일뿐 여러모로 흥미롭고 개성과 장점이 많이 보이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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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글은 비슷해보여도 저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글은 눈으로 빠르게 읽어야만이 그 속도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야만이 비로소 내 마음에 와닿는 글도 있지요. <아주 오랜 찰나>는 후자에 가까운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천천히 단어를 음미하고 문장을 곱씹어보며 인물의 관계성을 파악해나가는 방식이 잘 어울렸지요. 비유하자면 아주 멀리서 생긴 지진해일 같은 글이었습니다. 바다에서 처음 시작할 때에는 잔잔한 물결에 불과하였다가 육지에 다다를때쯤이면 거대한 파도가 되는 것처럼, 잔잔한 줄 알았던 글이 차곡차곡 쌓이다가 종래에는 제 마음을 덮쳤지요. 그리고 이 해일 같다는 말은, 승관을 향한 찬의 마음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은 해일이 이는 바다 위의 배인데도, 자신에게 해일이 덮쳐온 줄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속절없이 흔들리고 휩쓸려버린 찬의 마음이요. <아주 오랜 찰나>는 찬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초중반부터 결말부에 다다르기 직전까지는 조금은 평온하고 느껴지는데, 저는 그 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어요. 자기 혼자 애닳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찬의 착각과 기다림 이후에 드러난 승관의 마음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거든요. 만약 이 글이 승관의 시점에서 전개되었다면 찬이 승관을 기다리며 느꼈던 초조함, 간절함, 그리고 점점 커져가는 마음과 휩쓸리는 찬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았을 것 같아서, 구성이 참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차곡차곡, 차근차근, 단단, 탄탄. 이런 느낌이었네요. 더불어 승관을 기다리는 동안 찬이 책마다 남긴 감상이자 기록이 참… 간질간질하더라고요. 저렇게 책으로 고백하면 누가 안 설레는데~~!! 저는 아이돌은 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그룹까진 없어서, 세븐틴이라는 그룹 내에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잘 모릅니다만, 두 사람을 잘 모르더라도 서사 자체가 짜임새있게 흘러가서 세븐틴을 잘 모르는 제 입장에서도 글이 잘 읽혔어요. 일부러 글 읽기 전에는 우짬님이 주신 링크 안 봤는데, 이제 한번 그 영상을 보고나면 글에 몰입이 더 잘 되겠죠? 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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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김짓숴](https://leogi-desk.notion.site/62d2321895ad4ea4ba7353ee589a8d28)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책의 이름들에 대한 공지와 첫 문장부터 조금 새로웠습니다. 책 하나를 뽑아들고 펼쳤는데, 펼쳐진 책이 자연스레 두 사람의 공간으로 디졸브 되는 화면이 연상됐거든요. '책을 다루는 책이 시작되는구나'라는 감상에 꽤 두근거리는 첫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주제로 삼은 이야기여서 그런지, 계속해서 책과 관련한 표현들이 등장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초반부 '표지만 맞닿은 책처럼 멀었다'라는 표현처럼요. 그럼요. 표지만 맞닿아있지, 사실상 주제를 나타내는 맨 앞자리의 번호가 1과 7로 갈리는 두 책일 수도 있죠. 서점 속 책도, 세상 속 사람들도. 아주 가까이에 있고 제법 오래 삶이 겹쳤었다고 해서 닮았다거나, 그래서 예측할 수 있다거나, 그런 가능성이 무조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맨 첫 부분의 두 사람과 제목이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삶 속의 어떤 찰나는 내 모든 삶 전체보다 더 영원하고 깊이 있고 선명한 것이 있으니까요. 두 사람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찰나겠구나, 하는 예측을 부드러운 방법으로 확신시켜준 도입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맨 첫 시작에서의 뉴스와 같은 문단, 그리고 승관이 맡긴 책을 찾으러 오기 전 등장한 '침입'이라는 단어. 과연 이것이 무엇일까, 계속 궁금해하면서 글의 끝으로 걸어갔던 것 같습니다. 글을 읽게 하는 한 각의 힘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서점이라는 요소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이 평화롭고 일상적인 글의 소재나 무대로 많이 쓰인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와 같은 시선에서 읽어 내리던 글에 이런 판타지가 녹아있었다니. 새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또 '도대체 이 사람은 왜 계속 안 나타나는 거야? 일종의 밀당인가? 복선인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불쾌함(?)이 차후 판타지 속성의 큰 예시로써 작용되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어쩌면 반갑다는 표현이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아 그게 그래서였어?! 승관 씨 그래서 그랬던 거였어? 하며... 글을 다 읽은 뒤, 스크롤의 꽤 아랫부분에서 스크롤의 가장 윗부분의 승관과 찬이를 다시 떠올려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 만남이 제법 반갑고 통쾌했습니다. 승관의 장기연체라는 사실이 나!!! 복선!!! 수상해해라!!!라고 등장하는 게 아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사실상 찬이는 승관이 '예약을 걸어놓고서도 이렇게나 오래 또 자주 나타나질 않는다'라는 부분보단 단지 나타나질 않는다는 부분 때문에 마음을 앓으니까요... 저는 서술자의 관점에 무척 이입해서 글을 읽다가 빠져나온 뒤 또 읽어보는 스타일인데, 때문에 처음 글을 읽을 때엔 찬의 억울함에만 집중하느라(함께 끌려가느라) '왜 안 나타나는 거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후 복선이 회수될 때 더 느낌표가 마구 튀어나갔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승관도 찬도 이 판타지를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 적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다루니까요. 그들에겐 일상이고 충분히 벌어질 법한 비극이지만, 저희에겐 너무 크나큰 판타지이지 않습니까. 판타지가 지극히 당연한 모습으로 삶에 존재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제법 뻔뻔할 줄 알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본체를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의 감상이라는 시점에 집중해서 글을 읽었습니다. 본체 분들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얼굴도 조금 헷갈릴 만큼 잘 아는 편은 결코 못 되거든요... 그저 창작 속의 한 사람, 하나의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글을 읽어도 주인공들의 성격과 그에 따른 행동 반경이 제법 잘 이해됐습니다. 특히 도입부부터 나열되던 승관의 '보다 사회적인 사람'이라는 캐릭터가 아주 잘 보였던 것 같아요. 찬이 구태여 '와, 이 사람은 정말 사회적이고 선도 없고 경계도 없고 유쾌하다.'라고 정확한 서술을 해준 것은 아님에도, 얼굴을 못 본 시간이 있던 것 같은데도 능숙히 언 분위기를 풀어가는 도입부의 승관과, 자신이 주문해놨던 책을 읽고 있는 찬에게 '다 읽으신 거 보니 재밌으셨나 봐요?'라고 말을 건네는 승관의 모습을 통해 캐릭터를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보여주기로서의 캐릭터 설명이 꽤 자연스러웠다고 느꼈어요. 찬이라는 존재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존재는 서술의 관점을 담당하니만큼, 단지 승관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고 생각하게 되는가만 살펴봐도 '아,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전 텍스트 속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외관과 외관의 묘사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더 그렇겠지만, 이 글의 현재 성격적인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몰입이 가능하리라고 느꼈습니다. 읽던 책인데 괜찮겠느냐며 묻는 단락에서, 별 큰 설명 없이 단지 말투만으로도 '오, 이 사람은 되게 능청맞고 유들유들한 사람이네.' 또 '그에 비해 이 사람의 대사는 되게 각져있구나. 엄청 냉랭한 것 같진 않지만, 확실히 긴장한 연하의 느낌이다...' 같은 감상이 느껴졌었습니다. 우짬님의 캐해석이 대사의 힘에서 유독 확 엿보이는 것 같아 대사 티키타카들을 즐겁게 읽었던 것 같네요.
결국 연체로 하여금 책을 쌓이게 만드는 것도, 단지 쌓여서 그 누구에게도 경험이 되지 못한 채 재고로만 남을 뻔한 것을 찬이에게 경험으로 남게끔 한 것도, 그 연체를 해결한 것도 전부 승관입니다. 글을 읽는 동안 제법 스토리의 많은 힘이 승관에게 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승관의 능수능란한 선 넘기 기술 또한 그 감상에 힘을 실었고요. 하여 중간의 승관의 방송을 목격한 찬의 장면이 좋았습니다. 승관이 '보이는 것과 다른' 속을 가진 사람이리라곤 예상했는데, 그걸 글 중에 가장 처음 목격한 건 독자도 방송 출연자들도 아닌, 아주 한순간 찰나의 인연이었던 찬이니까요. 승관은 (독자들이 느끼기에) 그의 마음을 꿰뚫은 것 같은 문장과 마주했으면서도 다른 목소리와 요란한 편집에 가려져 그 얼굴을 잘 드러내지 못합니다. 편집에 가려졌단 말이 정말 좋았어요. 그 표현 덕분에 찬이가 승관이란 사람을 '알아봤다'라는 느낌이 확 극대화되어서 와닿았었거든요. 찬이라는 존재에 대한 무게감, 어찌 보면 로맨스라고 할 수 있는 장르에서 로맨스의 주역인 두 사람의 파워가 균형을 찾아간다고 느꼈던 부분이었던 듯합니다.
앞부분에선 시적이긴 하지만 일상적인 무드가 더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승관이 오래도록 사라지는 그 시점부터는 문체의 시적인 느낌이 순간 커졌습니다. 아름다운 문장과 아름다운 서술과 아름다운 문체의 그 느낌. 전 그런 문장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또 찬의 감정이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서... 감정이 차근차근 고조되는 느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문체와 문장에 대한 힘은 취향의 영향을 꽤 받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찬이라는 존재가 승관과 찬이 처음 만났던 순간의 서점과 비슷해진다고 느꼈습니다. 서점에 쌓여가던 책: 즉 재고들, 그리고 책을 인용함으로 하여금 하나의 감정에 하나 혹은 여럿의 책을 투영시켜 차곡차곡 마음을 쌓아두는 찬이. 다른 것보다도 찬의 감정 묘사가 정말 좋았습니다. 여기서부터 우울해진다!!! 여기서부터 문학다워진다!!!라고 소리를 치는 게 아니라, 이입한 독자들이 찬을 따라 감정들을 차근차근 느껴갈 수 있도록 잘 조형된 글이라고 느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책을 통해 서로를 교류하는 관계란... 정말 두근거리고 설렐 수밖에 없는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찬이 쌓아두었던 재고(마음)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승관에게 가 책이 되고 경험이 되고 선명한 마음이 된다니... 책이라는 요소를 정말 낭만적이게 살리셨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문장을 읽고, 그 사람이 내 생각을 했을 문장에 나도 그 사람을 생각하고. 찬은 승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여태껏 기다려온 사람이니까요. 또 승관이 바라는 의미로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니까요. 책이라는 요소를 살린 지점에서도, 찬이라는 사람과 그의 차곡차곡 쌓여온 기다림을 표현한 지점에서도 너무 좋은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이 우짬님의 문체의 결정체를 달렸던 것 같습니다. 찬의 입장에선 승관이 계속 '마음: 미정' 상태이던 장기연체자였는데, 승관의 입장에선 아주 열렬한 표현이었다는 반전(?)도. 그 이후부터 이어진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와 같은, 책 밖의 우리들은 결코 알 수 없을 그들만의 찰나들에 대한 문장들도. 몰입하여 읽어 달리는 동안엔 정말 울림 있게 와닿았습니다. 🥹
총평...? 총감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하간 장황하였던 비평(사실 비평이라기엔 많이 모자라 리뷰라고 해야 마땅할 것 같습니다만... ㅠㅠ)을 정리해 보자면... 찰나, 재난 판타지, 서점과 책. 그 세가지의 큰 요소를 무척 잘 버무리셔서 큰 꿰뚫음과 망가짐 없이 한 사랑의 역사를 적어내신 실력이 놀라웠습니다. 대사에서 나타나는 캐해석에 많이 감탄했고, 더불어 독자들의 눈앞에 시각적인 장면을 연출하여 띄워놓으시는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계속 눈앞에 한 영화가 틀어져있어서 장면 하나하나가 시각적으로 보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좋은 글 적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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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엘린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글의 담담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가 돋보였어요. 첫 문장을 읽자마자 아, 이 분은 글을 잘 쓰시는 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굉장히 잘 짜인 이야기였습니다. 복선과 회수도 자연스러웠고 캐릭터들도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특히 몇몇 문장에선 잠시 스크롤을 멈추고 감탄했습니다. 2차임에도 원본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탄탄한 글이라는 뜻이겠지요. 멋진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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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비어트리스](https://leogi-desk.notion.site/0837b77283024c9bbf43c15af4609c70)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사실 제가 재난 관련된 글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 처음 시작할 때 혹여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어떡할까 걱정하면서 시작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초반 부분에 직/간접적 인용을 설명해주신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저작물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기도 했고 이 글 안에서 해당 책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은유적인 표현을 워낙 못 쓰기도 해서 글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렷한 그림보다 비유로 표현해내는 묘사가 이 글의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었는데요. 초반 시작할 때, 이 문장이 좋아서 몇 번을 곱씹어서 읽었습니다. '과거를 모방한 대화는 도통 누그러지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자꾸만 시들었다.' 그 어색한 분위기와 결국 끝끝내 모호하게 매듭을 짓는 대화가 떠올라서 더욱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서점에 오는 손님들도 재미있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쎈 수학에 잽을 날리다가 들켜서 후다닥 나갔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 알 것 같아서 글을 읽다가 웃기도 했습니다.
며칠 후에 수령할 수 있다면 좋았고 > 이 부분에서 '있다면' 보다는 '있어서'가 조금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어서 말씀드려 봅니다 : )
묵시록적인 전운이 감돌았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출근하고 등교했다. 이 부분에서 재난에 다소 둔감한 모습이 떠올라서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되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혼자 남은 사람과 세상에서 잊혀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관계가 재미있었고 그 둘 각각의 세상은 다른 것들과 단절되어 외롭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그래서 글 전체적으로 메마르면서도 그 둘이 또 서로의 위로가 된다는 점에서 차갑지 않은 게 글의 전반적인 무드로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글에 책을 인용하신 부분마다 숫자를 달아두셨는데, 아무래도 색이 같다 보니, 문장의 도중이 잠깐 끊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 옅은 색으로 해주시면, 유려한 문장을 읽는데에 방해 없이 더 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건 제가 예전에 디자인을 컨펌하는 일과 관련된 쪽을 했던 지라 눈에 들어온 걸 수도 있습니다.
시간여행자를 보고 싶으셔서 기획하셨다고 했지만, 저는 뒤로 가면서 나온, 부승관이라는 인물의 '늦어가는 감각' 부분이 좋았어서 이 인물에 더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 영화나, 책, 각종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따라가려고 한다는 점에서도 그의 불안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때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불안이었다면, 후반에 나온 불안은 인물과 인물 사이의 불안으로, 보다 부승관의 내면을 볼 수 있어서 그 부분이 좋았습니다. 자꾸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그게 완벽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따라 흘러 자라나는 인물을 따라가는 방법이라고는 부지런히 그 곳을 찾는 것 뿐이었다는 게, 꽤 절실하게 느껴졌어요.
둘의 관계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일부러 참고 영상은 보지 않았습니다. 추후 글을 다 읽고 보려고 했는데, 예전에 예능에서 둘이 투닥거리는 걸 본 적 있어서 제게 둘의 이미지는, 다소 뻔하지만 톰과 제리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서 본 둘은 꽤 닮아있는 모습이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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