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img src="/icons/hashtag_lightgray.svg" alt="/icons/hashtag_lightgray.svg" width="40px" /> 수신인 [우짬](https://leogi-desk.notion.site/80a921d6c1ad404988649ff883c9ee48) 님의 글
의리 내용 출처 표기 후 외부 공개 (가능) 발췌한 글로 토론 및 비판적인 피드백 (불가능)
[찬부] 꽃이 지면 시부야로 가자 - 가이드 ver.: 사랑이 취미
보내는 사람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김짓숴](https://leogi-desk.notion.site/62d2321895ad4ea4ba7353ee589a8d28), 엘린, 고, [귤](https://leogi-desk.notion.site/a102837b87aa43bf924270a2e05e3577)
받는 사람 [우짬](https://leogi-desk.notion.site/80a921d6c1ad404988649ff883c9ee48)
<aside> ✉️ 발신인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저는 우선 선호하는 장르가 편협한지라(오직 소설만 사랑함) 시라는 장르 자체를 찾아서 읽어볼만큼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라는 장르 자체에 살짝 편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시’란, 서사를 담아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시에서 사용하는 시제나 글감도 굉장히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는 시는 찰나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적어내는게 전부였거든요.(서사시 제외) 그런데 시에 세계관이 있다니? 심지어 좀아포라니? 이럴 수가 있나? 하고 저의 편견이 와장창…! 심지어 우리가 흔히 아는 시의 감각(은유, 간결한 문장 들)은 그대로 가져가는 서사시? 제가 시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 그런가 이 자체로 굉장히 신선하더라고요! 게다가! 그걸 2차창작으로 해내신다? 이게 진짜 대단한 부분…(이건 제가 그냥 1차창작 위주인 사람이라 그럴지도?)
그리고 가이드 글까지!! 아주 그냥 여러가지 방면으로 애정이 팍팍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ㅋㅋ 우짬님이 쓰시는 글은 2차창작이니 아무래도 대상이 되는 아이돌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편인데, 그마만큼이나 글쓰기에 대한 애정, 읽을거리에 대한 애정이 여기저기 그득그득 묻어나서 참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 시를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써보았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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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김짓숴](https://leogi-desk.notion.site/62d2321895ad4ea4ba7353ee589a8d28)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늦게 감상평을 적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업로드 시간이 늦어지게 되었는데, 단체 톡방에도 말씀드린다는 것을 깜빡해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다시금 아무 설명 없이 14회 활동에 늦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부터는 참여가 어려울 시 꼭 단체 톡방에도 미리 메시지를 적어놓겠습니다.
먼저 왜 가이드가 필요하지? 라고 생각했다가 링크를 열어보고 엄청 놀랐습니다. 세상에... 시라는 형태로 어떤 세계관을 표현해내고 싶으셨다는 것이 너무나 새로웠고 또 경이로웠어요. 사실 서술을 쓸 수 있는 줄글보단, 시는 훨씬 더 제한적인 형태 또 아주 많이 비유적인? 한정된 언어 형태를 가진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 방대한 세계관에 심지어 방대한 서사를 어떻게 이렇게 압축된 형태 안에 적으실 생각을 하셨을지 너무 놀라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어떤 세계가 녹아 있을지 기대되는 마음도 컸습니다. 또 개인적으론 가이드라는 글의 형태가 무척이나 반갑기도 했기에 이렇게 첨언을 붙여봅니다. 전 감상은 제 감상대로 하되, 창작자 분의 의도나 녹여내시려고 신경 쓴 부분은 어떤 곳이었을지 아주 정확히 알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처음에 제목을 보고 '시부야'의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왜 시부야라는 지역명이 익숙한가, 했더니... 찾아보니 고잉에서 나왔던 멘트였군요...! 시부야의 의미를 알고 고속도로에서 멈춰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란 문구를 읽으니... 정말 갑자기 막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제한적인 한 문장, 한 단어 안에서 장대한 서사를 응축시켜놓으시는 데에 정말 엄청난 힘이 있으신 것 같아요. 뇌가 '아 그렇다면 시부야까지 가지 못하고 고속도로에 남아버렸다는 건...'하며 문장을 완성시켜 글을 이해하기 이전에, 벌써부터 마음과 직감이 먼저 달려나가서 제 마음 속의 슬픔이를 막 흔들어 깨워놓더라구요... ㅎㅎㅠㅠ 처음엔 제목을 읽고도 그저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차후 글을 다 읽고 나서는 글의 방향성이 제목에 다 드러나있었음을 깨닫고 여운에 잠기는 글들을 정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짬님의 이 글이 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젠 시부야라는 지역을 들으면 괜히 눈이 찡- 하고 울릴 것 같아요. 🥹
주석들을 읽으며 감탄을 금치 못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3번 화분 부분을 보고 세상에... 하며 현실에서 입을 쩍 벌렸습니다. 화분을 머리에 이고 진다는 말을 그저 곧이곧대로 혹은 어떤 비유겠거니 받아들였었는데, '고속터미널에 멈춰버린' 두 사람의 상황에서 너무나도 현실적인 표현이었다는 게 정말... 그 문장이 마음에 확 와닿더라고요. 인물들이 처한 세계를 정말 공들여 생각하시고 구체적으로 몰입하신다는 생각이 들어 놀라웠습니다. 전 심리에만 신경을 쓰고 그들이 처한 사실적인 배경을 생각하거나 묘사하는 데엔 좀 둔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더더욱 우짬 님의 표현이 대단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4번을 읽으면서도 많이 놀랐습니다. 코코이찌방야의 뜻 그 자체나, 이국적인 느낌에 많이 집중해서 글을 읽었다 보니 이들 또한 정말 실존하는 가게라는 것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실제로 존재하는, 그러니까 의미 상에서 중립적이거나 의도된 의미가 없는 공간이나 물체들을 한 세계관 속에서 하나의 은유나 감각의 유도제로 응용하시는 능력 또한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고속터미널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위해 가게를 넣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6번의 문장에서도 이와 같은 감상을 느꼈습니다.
2연에서 ...이 붙은 문장들을 보고 정말 자연스레 한탄처럼 읽혔습니다. 이것도 무척이나 개인적인 경험이겠지만, 다른 문장들에 비해 유독 이 문장들이 머릿속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로 너무나 또렷이 들려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죽음들의 세계가 사치스러움으로 표현되는 걸 보고 문득 반도라는 영화의 세계의 일부분이 떠올랐습니다. 거기서 보면 좀비로 가득 찬 세상에서도, 어쩌면 삶다운 삶을 포기해놓고서도 오히려 세계가 유일하게 움직이는 곳은 제법 환락가 같은 느낌이 있더라고요. 좀비를 농락하며 도박 경주마나 장난감처럼 쓰기도 하고, 싸구려 클럽 조명이 즐비한 공간도 있고요. 그렇지요... 삶다운 삶, 내일을 생각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존재들은 그것들을 포기했거나 포기당한 존재들보다 오히려 고통과 슬픔과 무상함과 더욱 자주 맞이할 것입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답이 없는지 자꾸만 자각하게 되고, 그들의 꿈은 높으니까요. 그 역설적인 마음을 단 문장 안에 넣어놓으심에 감탄했고, 또 그들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절망하고 싶지만 그냥 포기해버릴 수가 없는 그 꿈을 가진 마음이 도대체 어떤 마음인지가 너무나 잘 느껴져서 참 속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3번 문장을 보며 죽음을 은유하는 신발임을 느꼈는데, 실제로 서로에게 준 선물에 신발이 있었으며 그에서 파생된 의미는 생각해 보질 못해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마음을 먹에라도 적신 듯 푹... 젖어 무거워졌던 부분인 것 같아요. 인간이길 그만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 사람과 저 사람의 흔적을 놓는 것, 그걸 반대로 말하면 내가 인간이도록 붙잡아주는 유일한 이성이자 고통이 저 사람이라는 것도 되니까요. 서로는 서로에게 썩은 동아줄이었을까요, 비참할지언정 제대로 되긴 한 동아줄이었을까요...
3연은 시작하면서부터 심장이 쿵 내려앉던 구간입니다. 뭔가... 글들의 호흡이 짧아서, 앞서 있던 서술들보다 훨씬 긴박해 보여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가슴이 철렁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마음의 예고가 올바랐을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과 해석이 여기서 등장했습니다. 1번의 해석을 보고 정말 훌쩍 훌쩍 울었던 것 같아요... ㅎㅎ 내가 한 공간에서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다는 것, 그것이 존재는 해도 그것을 다신 그 의미대로 사랑할 수가 없다는 것... 이 공간에서 기대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결국 내 삶에 대해 '그래, 여길 통해 더 넓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야!'라며 응원하고, 한 번 더 힘을 내 살아갈 수 있게 만들던 미래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오히려 멈춘 현실에 대한 증명이 되어버린다는 것. 그 마음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공감이 가서... 속상함이나 슬픔보다 절망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이제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그 현실에 대한 직시가 쿵, 하고 심장을 멈춰놓는 것 같았습니다. 비애를 토하니 배가 곯아서 - 결국엔 삶의 탓이다 부분을 읽을 때엔 정말 문장에서의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우짬 님의 글에서는 앞서 말했듯 애당초 존재해왔고 의미로서 중립적인 존재들이, 마치 이 세계에서 이 의도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딱 딱 맞아떨어지는 경쾌함과 확실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치밀한 배치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전 개인적으로 시라는 매체를 정말 어렵게 생각합니다. 읽고 해석하고 느끼는 건 좋아하지만, 쓰는 데엔 정말 큰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게 앞서 말씀드렸던 응축됨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수없는 서사와 문장이 되기 벅찬 마음을 한 단위, 하나의 문장 하나의 단어 하나의 표현 안에 싹 가둬놓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떤 대상들에 대한 팬픽으로 시의 형식을 고른다면 다른 형식들보다 훨씬 어려우리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우짬 님의 글을 보니 이렇게까지 캐릭터들의 형태가 잘 보일 수가 없습니다. 계속 저 멀리서 정말 그 분들... 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아요. 저번 리뷰 때도 말씀드린 기억이 있지만, 캐해석과 그 해석한 요소요소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배치하셔서 서사의 진행을 넘어 이 캐릭터가 이 캐릭터임이 드러나야 할 때 힘을 주시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4연에서 말버릇이 반영된 부분이나 앞서 손이란 요소를 강조하시는 부분이나... 정말 여러 군데에서요. 사실 인간이란 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욕망할수록 죽고 싶어지고, 내일을 갈망할수록 오늘이 얼마나 절망스러운지 직시하게 되고, 같은 수준의 인격체가 없는 이상 나 또한 이성을 지닌 존재자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게 되지요. 너무나 역설적이며 어떨 때엔 상자 속에 들어 열어보기 전까진 그 존재를 확신할 수 없는 기이한 존재입니다. 그 '인간'으로서의 고뇌나 괴로움들이 너무나 잘 드러나있어서... 철학적인 시선에서 이 시를 읽고 파악하는 것도 정말 유의미하고 즐겁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5연은 통째로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모든 청춘에게 바치는 문장들인 것처럼 느껴져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그럼요... 이렇게까지 그들이 괴로운 이유는 도리어 삶을 사랑했기 때문이지요. 찬란해질 삶을 너무나 사랑했고, 비루할지언정 삶인 것을 너무나 사랑했고, 고속터미널처럼 어디로 나아갈지 모르고 어디로 이어질지 무한한 삶의 앞날에 너무나 열정 있었겠지요. 5연만 읽어도 그들의 '평범했던' 순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을지가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청춘 같이 살아가는 상대의 삶이 내 비루한 삶의 위안이자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내일의 증거가 되어주었으리라는 것도요.
6연의 시작은 절망스러웠습니다. 뭣모르고 읽을 때조차 이들이 영원히 세계에서 반겨질 수 없는 '유일한 인간'이 되었음을 느꼈으니까요. 아, 진짜 이제 더이상 갈 곳이 없다. 이젠 절망이나 슬픔보다도 그런 정확한 인식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도 결말을 읽으며 전 조금 희망을 느꼈어요. '유예된 시작'이라는 말이 미뤄진 그들의 청춘, 그렇게 끝나버린 그들의 청춘을 말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정말로 그들에게 '아직' 시작이 오지 않았단 느낌이 들었거든요. 시작이라는 것이 미뤄진 채 끝나버린 게 아니라, 정말로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는. 그래서 그 유예된 것은 언젠가 미래에 도래할 것이라는 느낌이요. '아직도 꼿꼿이 서서'라는 문장을 읽으며 정말로 꽃꽂이가 생각났습니다. 꽃꽂이에 쓰는 오아시스 같은 푸르러지는 지구 위로, 꼿꼿이 서 있는 꽃과 같은 두 사람. 결국 제목은 아스라이 사라진 유언 같은 것이 아니라, 지난 어느 날 정말 그들의 목소리로 들었던 것처럼 경쾌하고 힘찬, 꼿꼿한 소리였군요. 그들의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았군요. 우짬 님의 가이드본이 감상에 해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덕이 된다는 것이 이 마지막에서 더더욱 확신이 되었습니다. '유예'의 뜻이 희망으로 확정되었을 때... 그때 느낀 감격과 안도는 정말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ㅠㅠ 죽음으로 뒤덮인 곳에서조차 꼿꼿이 살아남은 청춘... 유예된 시작을 맞기 위해, 아직 더 나아가보지 못한 삶을 위해 견뎌내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재난조차 견뎌내는. 그 말도 안 되는 삶에 대한 열망과 사랑. 이 모든 악바리 고집과 열정이 정말 승관과 찬에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끝내니 정말 그들답다... 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글을 끝낸 뒤의 감상을 조금 더 첨언하자면, 정말 두 사람은 꽃이라는 대상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에서 여태 점점 죽어가던, 점점 시들고 말라 주저앉아가던 그들이, 또 어느새 어디에서인지 생명력을 뽑아 서로서로 뿌리를 엮고 내일을 기다리는 꼿꼿한 존재가 되었음이 그 이유입니다. 봄이 될 때마다 그리 죽었던 것이 어떻게 이렇게 또 다시 폈을까, 살아났을까, 하고 신기해하곤 하거든요. 그 감각이 이 두 사람에게 또렷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처음엔 유언과 같이, 다 지난 일과 같이 느껴지던 서술들이 이제는 두 사람의 아내가그런허드렛일알바개고생다겪고버텼는데이걸못견디겠냐고!!!살아남고만다!!!!! 라는 외침 아래의 '지난 일들'이 된 듯 느껴지더군요. 이 글을 읽고 나니... 두 사람의 지금 삶과 목소리가 훨씬 찬란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요. ㅠㅠ 크흡... 평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이 글은 제한적인 한 문장, 한 단어 안에서 장대한 서사를 응축시켜놓으시는 데에 대한 우짬 님의 힘이 정말 잘 드러나는 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또 이미 애초에 존재했던 무의미하거나 의미 상 중립적인 요소들을 마치 이 글의 이야기를 위해, 세계를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딱 딱 사용하시는 능력과 힘도 너무나 잘 느껴졌습니다. 우짬 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정말 치밀하게 글을 쓰시는 분이시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읽으며 정말 많은 울림을 받았던 연성이라, 현생의 일정 속에서 '조금 더...! 조금 더 써야하는데...! 아 아직 n연을 못 썼는데...!' 하며 오기를 부리다 너무 늦어버리게 되어 도리어 감명 깊게 읽은 글에 폐를 끼친 것은 아닐지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지각에 다시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렇게 글이 다 적혀지자 마자 올리는 것인지라, 오타와 비문이 가득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도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정말 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ㅠㅠ 이렇게 공들여 적어내신 것을 공개해 주시고 함께 읽어나갈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디 이 세계에서의 두 사람에게 얼른 시작이 도래하길 바라며... ... ...🥹 글 적으시는 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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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엘린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우짬 님. 공지글을 놓쳐 감상평이 많이 늦어졌네요ㅠㅠ 감상에 앞서 저는 세븐틴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임을 밝힙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 잘 읽었습니다. 평소 읽던 시보다는 길어서 천천히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시에 담긴 세계관과 서사와 의미들을 곱씹다 보니 오히려 압축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는 선명한 부분과 흐린 부분이 섞여 술술 읽히기도 잠시 멈춰 생각하기도 했어요. 좀아포의 혼란스럽고 처절하고 어딘가 지쳐 고장난 듯한 분위기가 잘 드러난 것 같아요. 사실 가이드가 있다는 말에 원문이 많이 난해한가? 라고 생각했어요. 원문을 읽고는 흐린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감상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가이드를 읽고 나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시의 숨겨진 의미까지 속속들이 짚어주고, 왜 이런 단어가 표현이 들어갔는지 마치 머릿속을 열어 보여주는 가이드에 이 시는 가이드까지 읽어야 완성이구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글의 비하인드를 읽는 걸 좋아해서 가이드를 참 즐겁게 읽었어요. 파헤치는 느낌은 언제 받아도 좋은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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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고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평소에 저는 글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감정선이 쌓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분량이 필요하다고 막연히 생각해왔었는데요, 우짬님이 쓰신 글을 읽고 그게 아닐 수 있겠구나 새삼 깨달았어요. 가이드를 읽지 않고 원문만 읽었을 때부터 두 사람이 처한 상황과 마음이 화악 와닿더라구요. 제가 둘의 서사나 관계성을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정말 아쉬워요 만약 알았더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요.
문장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워서 감탄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며 글을 읽었어요 ^,^.. 제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둘에서 하나를 빼면 공(0)이 될 뿐이야 함께 최초의 산수를 잊어야 해 영생은 나의 바람이 아니야 단 한 번도 그렇게 보잘것없는 소원을 빌지 않았어’였는데요, 꿈도 희망도 없는 까만 세상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 너무너무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몇 안되는 문장으로도 둘이 얼마만큼 이어져 있는지가 단번에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글의 서사를 떠나서 나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묻게 만드는 문장이었답니다.
덕분에 시라는 장르가 가진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한 번도 시를 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처음으로 제가 쓰는 소설 사이에 시를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s.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 느껴져서 제3자인 저까지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2차 창작이라는건 정말 좋은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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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귤](https://leogi-desk.notion.site/a102837b87aa43bf924270a2e05e3577)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우짬님! 우선 감상 전달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점부터 사과드립니다… 작품은 마감 전부터 여러차례 읽었지만 현생이 너무 바빴네요.
저는 해당 그룹에 대해서도, 시부야에 대한 둘의 어록에 대해서도 모르는 상태로 시를 읽게 됐음을 알려 드립니다(어록은 검색해 보려고 했는데, 제 검색이 서툰 탓인지 잘 나오지 않더라구요..) 일단은 시만 읽었고 그 다음에는 해설과 함께 읽은 다음 시를 다시 읽었습니다.
링크를 처음 열었을 때에는 제가 우짬님의 시에 함축된 의미를 제가 잘 읽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해설을 덧붙여주신 덕분에 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제게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좀비 아포칼립스 사태의 고속터미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감상 전부터 알고 읽었는데도, 해설을 읽으니까 제가 놓친 디테일이 많았구나 싶었거든요.하지만 꼼꼼히 채우신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한도끝도 없을 듯하여, 전체적인 심상을 이야기하려 하니, 이 점 너그럽게 양해 바랍니다.
사실 해설 없이 시만 읽었을 때도, 전체적인 내용과 심상은 뚜렷하게 와닿았어요. 좀아포 배경이라는 것도 알기 쉬웠지만, 제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좀아포 배경을 통해 도드라지는 둘의 존재감이었어요.
특히 (이제 더는 빛낼 수 없게 되어버린) 승관과 찬의 청춘이 얼마나 눈부신 미래를 품고 있었는지... 또한, 그 미래를 빼앗기고 고속터미널에 가득히 고인 둘의 존재감이 (청춘의 폐허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얼마나 단단한 에너지로 빛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해당 그룹을 잘 모르는 저로서도 '아, 정말 이 친구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반짝반짞 빛나는구나…' 싶어서 감탄했어요. 좀아포 배경으로 이렇게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을 읽는 것은 간만인 것 같아요. 둘은 세상이 망했다는 것에 천착하지 않고, 당장의 살 궁리에 급급하지도 않고… 그저 서로의 청춘을, 생명력과 미래를 지켜내면서, 서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사이처럼 보였어요. 둘에 대한 우짬님의 애정 덕분에 이렇게 느껴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고단하고 피폐한 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정말 잘 포착하신 것 같아요.
디테일의 이야기를 조금만 하자면, '목을 죄는 낙관을 지켜야 한다'라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제겐 무척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낙관(落款)은 글씨나 그림 등의 작품에 작가가 남기는 이름을 가리키기도 하잖아요. 둘에게는 가수, 연예인, 청춘, 그 어떤 긍정적이고 젊은 에너지를 대표하는 아이돌로서의 이미지가 있고, 그 낙관(落款) 탓에… 스스로를 더욱 포기할 수가 없어 힘들겠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둘이 느끼는 고달픔이 더욱 강하게 전달되었어요. 그 외에도 멋진 표현들이 가득해서 정말 즐거운 읽기경험이 되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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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 우짬 님의 답신이 도착했습니다.
to. 스러기
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시를 막 잘 안다거나 많이 읽는 건 아니라서 제 마음대로 쓰는 거긴 합니다. 저는 원래 원작 기반으로 추출&재구성을 좋아하는데, 제가 많은 것을 창작해낼 필요 없이 이미 존재하는 상징/서사를 가지고 압축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시"라는 매체가 좋더라고요. 애정을 읽어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그리고 캘리그라피 너무 감사드려요!! 저도 이 연의 이 행이 참 좋아요…
to. 김짓숴
🥹🥹🥹.... 짧은 글에 길고 긴 감상...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일요일마감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어서ㅋㅋㅋㅋㅋ 괜찮습니다!! 실제 중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내부적 상징으로 엮어내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을 캐치해주셔서 너무 기뻤고... 내부적인 이야기를 정말 꼼꼼히 즐겁게 읽어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결국 마지막에 희망을 읽으신것도요!! 그리고 마지막 구절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도 너무 아름다워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닷
to. 엘린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시를 쓰고 읽는 걸 좋아해도 해석에는 진짜 잼병이라... 그리고 시는 팬픽으로서 다소 낯선 매체라서 뭔가 좀 더 읽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빽빽한 글을 써버렸으니 더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고요. 그 의도에 맞게 즐겁게 읽어주신 것 같아서 넘 좋네요🥹 좀아포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코멘트 너무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욧
to. 고
으하하 제가 제일 공들인 연을 좋아해주셔서 넘 감사하네요😉 고립되고 배제되어도 어떻게든 같이 살아내고자 하는 둘을 쓰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 이야기와 애정을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생각보다 시가 재밌죠!! 저는 너무 거창할 것도 없이 일기를 배배꼬아서 시로 만들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했는데, 소재가 떨어지면 2차창작으로도 쓰고... 이런 식으로 했답니다. 추천드려요😋
to. 귤
저번주가 너무 정신없어서 이제야 답합니다... 넘 감사합니다!!! 서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사이를 읽어내주셔서 너무 좋고, 낙관에 대한 의미도 맘에 들어요!! 도래했을 법한 이름 탓에 포기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읽어내면 더 풍부한 맛의 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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