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img src="/icons/hashtag_lightgray.svg" alt="/icons/hashtag_lightgray.svg" width="40px" /> 수신인 [유채하](https://leogi-desk.notion.site/619f31e0da834f6e880885330ba2fdd6) 님의 글

의리 내용 출처 표기 후 외부 공개 (가능) 발췌한 글로 토론 및 비판적인 피드백 (가능)


https://sunset-on-u.tistory.com/m/2 (※ 우체국 회원 한정 비밀번호 공개)

제12회 의리 참여자

보내는 사람 엘린,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https://leogi-desk.notion.site/a102837b87aa43bf924270a2e05e3577),

받는 사람 [유채하](https://leogi-desk.notion.site/619f31e0da834f6e880885330ba2fdd6)


<aside> ✉️ 발신인 엘린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유채하 님.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어요. 흑백 영화나 만화같은... 음영이 진 흰색 모래를 밟는 느낌이었어요.

네임버스는 자주 읽는 장르가 아니었음에도 기대가 됐어요.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캐가 나올 걸 미리 알았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글을 술술 읽어가며 유채하 님의 생생한 묘사에 감탄했어요. 저는 원피스를 보지 않았기에 상상의 한계가 있었는데도 글의 장면장면이 잘 떠올랐거든요.

장편이라 도입부만 가져왔다 하셨는데 뒷이야기도 궁금해요. 결국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될지, 운명에 순응하게 될지, 둘을 가로막는 과거의 내막이 무엇일지...를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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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요즘 트위터 추천탭에 원피스가 자주 뜨더라고요. 그래서 마침 원피스 정주행 다시 한번 달려볼까? 하는 와중에 유채하님의 글을 읽게 되어 즐겁게 읽었습니다. 원피스 최애까지는 아니지만, 쿠잔은 이전부터 해군에 속한 인물 중에서는 드물게, 제법 멋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글을 좀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선 네임버스라는 소재를 잘 모름에도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는데도 소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주어 이해가 잘 되어 좋았습니다. 이런 소재를 사용하는 글들은 가끔 독자가 글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여 설명을 하다가 자칫 도입부가 지루해지고는 하니까요.

유채하님의 글은 인물의 심리가 독자에게 강렬하게 와닿는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느껴집니다. 주변 사물이나 배경 묘사가 굉장히 한정적임에도 ‘나’가 있는 장소의 분위기와 구조가 금방 떠오르는 건 그만큼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심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물론 제가 원피스라는 작품을 어느정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 구겨진 미간, 그 속에 섞인 의아함, 당혹감, 그리고 불편함.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표정이 그곳에 있었다. 」 이 부분에서 거울을 보는 사람은 ‘나’인데도 마치 남을 보는 듯이 서술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믿기지 않고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나’의 심리가 잘 드러나는 듯해요.

‘나’의 태도는 꽤나 현실적이면서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다기보다는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겨우겨우 억눌러왔던 마음과 겨우겨우 지켜내왔던 일상이 깨져버릴 위기에 처하자 평정심을 잃는 듯합니다. 글의 마지막 문장에서는 ‘나’의 심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결국은 ‘운명’이라는 것에 순응을 해야하는가 싶은 절망감이 느껴져요. 이 글이 도입부라고 했으니 ‘나’가 바로 이 운명에 순응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겠지만요.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하다기보다는 피폐하고 조금은 울렁거리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둘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지간에 과정이 순탄치는 않으리라는 점이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절절한 사랑 얘기를 정말 좋아하기에 뒷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하네요! 유채하님은 이 글이 퇴고하지 않은 초고라고 하셨는데 언젠가 글을 완성하시거나 회지로 내시거나 하신다면 꼭! 꼭!!! 단톡방이나 저에게 알려주시면 좋겠어요…이 글을 세상에 꼭 공개해주시면 좋겠어요…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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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https://leogi-desk.notion.site/a102837b87aa43bf924270a2e05e3577)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유채하님께서 올려주신 글은 제목부터 멋스러웠어요. 막 읽기 쉬운 글은 아니겠구나, 어렵거나 무거우면 어쩌지 하고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이었습니다.

네임버스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전지적이고 결정론적인 성격이 있잖아요…그 덕분에 캐릭터의 의지나 성격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는 소재라고 생각하는데, 그 매력을 제목에서부터 잘 살리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정론적인 운명에 결코 굴하지 않고, 꼿꼿이 맞서려는 주인공의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근사한 제목입니다. 그 아래로는 그에 걸맞는 도입부가 이어지고요('지독한' 열감기를 앓는 거라 여기며 고열에 시달리다 운명을 마주하는 장면부터가, 굉장히 학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주인공의 성격을 드러내줍니다.) 유채하님의 담담하면서 아카데믹한 서술은 주인공의 건조하고 강단 있는 성격과 무척 잘 어울려서 읽는 내내 즐거웠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거나 주인공이 돌이킬 수 없는 깨달음을 겪었을 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톤이 유지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유채하님께는 글을 좋아하시고 자신만의 낭만을 추구하시는 분들께 엿보이는 고집스러운 미학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보여주실 글을 기대하게 됩니다. 다만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의 톤은 전반적으로 유채하님의 서술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는데(개인 의견입니다), 이 부분은 2차 창작인만큼 원작에 가까운 톤을 지향하셨는지도 모르겠어요. 글에 등장한 쿠잔의 캐릭터에 대해선 제가 모르는 요소가 너무 많은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 다음을 기약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읽으면서 마음에 조금 걸렸던 부분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대단한 건 아닌데도 구구절절 길어질 듯해 미리 죄송합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 테니,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흘려들어주세요.

문장을 쓰실 때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초반의 설명을 아끼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혹은, 독자에게 정보를 쉽게 공유하는 서술이 취향에 안 맞으시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실례지만 글의 도입부를 예로 들자면, 실제 상황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열이 났다 > 열감기라 생각했다 > 왜? > 원래 잔병치레가 잦다 > 물려받은 체질이라서 > 상비약을 쟁여둘 정도(늘 감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 …

이렇게 꼬박꼬박 단계별로 서술할 경우, 서술이 단조로워지지만 독자는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대하며 글에 빨리 몰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채하님께서는 서술에 생략을 두셨어요.

열감기라 생각했다 > 왜? > 원래 잔병치레가 잦다 > 물려받은 체질이라서…

이렇게, '주인공이 열났다'라는 정보를 생략한 채, 바로바로 다음 정보를 던지셔서, 독자가 '아, 지금 주인공이 아프구나'라고 파악할 겨를을 주지 않으셨어요. 물론 서술이 다소 생략되어도 독자들은 다들 상황을 이해하고 따라잡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이런 식으로 정보가 의도적으로 생락되거나 혼재되어있어, 읽는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 꽤 있었습니다.

물론 글은 어디까지나 글쓴이가 원하는 대로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상업 글쓰기가 아닌 이상 독자를 굳이 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유채하님의 글을 무척 즐겁게 읽을 것 같고요.

하지만 혹시라도 의도하신 게 아니셨다면, 문장의 서술을 고민해볼 의향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가볍게 말 걸어주세요. 좀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글 내용 언급을 원치 않으신다면 지우고 다시 올릴게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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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발신인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감상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 ・ᴗ・̥̥̥ ) 원피스와 그 등장인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읽었다는 점 미리 말씀드려요..!

네임버스는 제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세계관이라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어요. 네임버스라는 설정은 절대 엮일 일이 없는 (예를 들면 혐관이라든가 일면식도 없는) 상대와도 지독하게 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잖아요..? 그래서 작중 ‘아주 불행하게도, 이미 아는 자의 이름이다.’라는 문장을 보고 어떤 관계의 사람일지가 정말 기대되었어요. 그 궁금증으로 읽어내려갔던 것 같아요!

읽으면서 느낀 건, 상황이나 감정의 묘사를 참신하고 섬세하게 표현하시는구나, 였어요. 특히 ‘온몸이 부유감에 휩싸였다. 세상이 핑핑 도는 것인지, 내가 도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 나는 이내 곧 세상을 이루는 하늘과 땅 사이로 균열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온 세상이 조각나 무수히 많은 파편이 되어 흩어진다.’ 이 장면에서 저는 아,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이런 문장을 쓸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건 타고났거나 혹은 오랜 시간이 쌓여야지만 쓸 수 있는 표현들이라는 생각? 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건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묘사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얘기잖아요? 유채하님의 비유나 단어의 선택이 특유의 고요하지만 울렁거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또 약점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셔서, 굳이 말해보자면 좀 더 정보값을 독자들에게 주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서 말했듯이 쿠잔과 나의 관계라든가 (물론 과거에 집안과의 인연이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아니면 화자가 네임에 대해서 정확히 무엇을 알고싶어하는지 같은 정보는 1화에서 좀 더 풀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화자가 책을 찾는 장면에서 ‘원하는 정보나 그에 대한 단서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래서 뭘 원하는데? 라는 궁금증이 들었거든요. 이걸 독자가 같이 알면 책을 찾는 화자의 심정에 좀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을 내봅니다 ㅎ ㅎ

아무튼 아주 나중에라도 뒷 내용까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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