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img src="/icons/hashtag_lightgray.svg" alt="/icons/hashtag_lightgray.svg" width="40px" /> 수신인 엘린 님의 글
의리 내용 출처 표기 후 외부 공개 (가능) 발췌한 글로 토론 및 비판적인 피드백 (가능)
https://millie.page.link/AcDjE
보내는 사람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받는 사람 엘린
<aside> ✉️ 발신인 [스러기(모임장)](https://leogi-desk.notion.site/cf710743e0884563ac1257d031a44641) 님이 보낸 의리입니다.
부조리와 불합리가 즐비한 사회에서 선량함과 다정함을 유지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요. 다른 사람들은 선뜻 내뱉지 못하는 목소리를 용기 내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엘린님이 글러로서의 자기소개를 하실 때 다정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항상 엘린님의 글에는 항상 그런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특히나 저는 8화에 들어간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 나는 느리게 마지막 구절을 곱씹었다. 다정도 병인 양 하여……. 다정도 병……. / 그렇다면 다정은 전염병이었다. 휘애에게서 옮은 다정은 지독했다. 너는 누구에게서 옮은 거니. 나도 이 병을 누구에게 나눠줄 수 있을까. / 다정이 온 세상을 휘돌아 모두가 다정해지면 좋겠다. 나는 무른 세상을 상상했다. 모서리가 없고 각진 부분은 전부 깎인 세상. 마치, 어린이집처럼 모든 게 둥근 세상. / 괴롭힘도, 폭력도 없이 오직 다정만이 퍼져있는 세상을. 」 이 단락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무른 세상’이라는 단어가 왜 그리 좋을까요. 이리저리 부딪혀 조금 멍들고 지치더라도 다른 이를 뾰족하게 상처 입히지 않는 세상… 누군가는 이상적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렇기에 아름다운 세상이요.
(이후로는 비판입니다만, 상처받지 마시고, 엘린님이 계획하신 바가 뚜렷이 있다면 아래 부분들은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흘려들으시면 좋겠습니다.)
주인공인 련슬이라는 인물은 아마 평소에 엘린님이 하시는 생각이 제법 투영되지 않았나 싶은 성격입니다.(이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 점은 오히려 창작자가 글을 쓸 때 당연하게 지닐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소설 속의 등장인물, 특히나 주인공은 작가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사상이 반영되기 쉬운 존재들이죠. 연재처에서 작품의 분류가 인문으로 되어있어 확실하지는 않으나, 이 글은 소설보다는 수필, 좀 더 과격하게 말하자면 일부 단락에서는 논설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주제의식이 명확한 것은 장점이지만, 그와 동시에 주제가 너무 또렷하게 드러나서 읽는 이에게 논설문처럼 다가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련슬의 언행이 서사적인 면에서 볼 때 조금 평면적인 편에 가깝기 때문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련슬과 휘애의 서사가 지나치게 압축적이기 때문에, 련슬이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내적갈등이 있었는지 등이 몰입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보람을 돕는 장면이 나오다보니 마치 련슬이 원래부터 용기가 있는 사람이었던 것만 같은 착각이 듭니다. 작중에서 분명히 보영과 그 일행들의 행동에 긴장하고 겁을 먹는다는 표현이 나옴에도 불구하고요. 간략히 말하자면 련슬의 용기를 납득하기에는 그 성격의 발단이 되는 휘애의 다정함이 작중에서 충분히 보여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모전에 내보낸 글이라고 하시고, 비판도 괜찮다고 하셔서 적어보았습니다만, 너무 상처받지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감상회 글인 <작은 사회 속 이단자들>은 아직 완결된 글이 아니기 때문에 글의 전체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또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기에 휘애와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저의 조언은 기우가 될 수도 있을 테죠. 가장 중요한 것은 ‘엘린님이 의도한 바를 글 속에 충분히 녹여내는가’이기 때문에 저의 의견은 그냥 지나가는 독자 1은 그렇게도 읽을 수 있겠구나 참고만 하시고 엘린님은 계획한 바가 있으시다면 흔들리지 마시고! 엘린님만의 글을 계속 쓰시면 되겠습니다. 하반기에 두 번이나 감상회에 쓸 글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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