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장이 시처럼 유려합니다. 독자로서도 저자로서도 건조체를 지향하는 저와는 정반대의 서술이라서 읽기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매 문장 천천히 곱씹게 되는 매력이 있었어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불호였지만(문체가 장황하고 전개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음) 이런 서술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완전 호! 일거예요.
저는 2000년대 전후의 다소 예스러운 문체를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억지로 욱여넣은 느낌 없는 한자어같은 것들을 말하는 건데.. 설명하기 어렵네요. 아무튼 좋았다는 말입니다.
저도 세븐틴 팬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예능도 무대도 여럿 챙겨봐서 본캐를 아는데요, 그래서 본 성격이나 관계성도 아니까 별다른 서술이 없어도 이해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까 싶었습니다. 저도 저번 감상회에서 팬픽을 올리고 (우짬님을 포함해서) 묘사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그게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었어요. 어차피 팬픽은 거의 모든 독자가 대상의 외형과 성격을 알고 읽기 때문에 팬픽으로서는 상관없겠지만(오히려 묘사가 있는 쪽이 독일수도) 일반 소설도 쓸 생각이 있으시다면 훈련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이건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ㅎㅎ;;
판타지를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비장.. 엄숙..한 서술이 많은 걸로 아는데 이 소설은 일상적이고 시적인 문체여서 인상깊었습니다. 동네서점을 배경으로 감성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TV에 출연한 승관을 발견하고?! 베이전이라는 판타지 설정이 훅 들어오는데??!!!! 당황스러우면서도 흥미롭고 순간 호기심이 확 일었어요. 초장에 소재를 밝히지 않으셨다면 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몇 달이나 잠들기도 한다는 승관의 말을 듣고 '그래서 책 주문해놓고 못 왔던 거구나!!' 하며 복선이 회수되는데 왠지 짜릿했어요.ㅋㅋ
전반적으로 제 취향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비평을 작성하지 못했지만... 어디까지나 제 취향과 맞지 않았다는 것일뿐 여러모로 흥미롭고 개성과 장점이 많이 보이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