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러기님.

먼저 감상을 말씀드리기 전에, 제가 동양풍 장르는 거의 무지한 편이라 감상이 미흡할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동양풍 장르를 거의 모르고 있지만, 스러기님의 자세한 묘사와 서술 덕분에 읽는 데에는 크게 막히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스러기님의 문체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동양풍의 느낌을 잘 살리는 도입부와 생생한 배경 묘사, 장르에 맞는 단어 선택 등의 서술이 마치 눈앞에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특히 도입부의 현대에서 동양풍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독자로서 하여금 글에 몰입하기까지는 정말 좋은 도입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듯 글의 서술, 대사 처리, 표현 방식에서는 어색함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글의 짜임 부분에서는 읽으면서 조금 복잡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화가 깨어난 시점부터 글의 마지막까지 한 회차에 정말 많은 정보를 넣으려고 하신 태가 났습니다.

먼저 처음에 등장인물이 1회치고는 조금 많은 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저는 주인공인 동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 캐릭터의 상황에 몰입하고 싶었는데,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써 조금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등장인물은 다수가 등장하지만, 이 등장인물들의 특징, 관계성 등의 정보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동양풍을 거의 접하지 않아서 서술상 익숙지 않아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등장인물들의 등장 장면들이 번갈아 나오면서 글의 흐름이 끊기고,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화에 나온 청윤, 유섭, 주란이라는 캐릭터가 이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1화를 보면서 파악했을 때는 앞으로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 캐릭터들이 앞으로의 전개에서 중요한 인물들이라면, 등장을 조금 더 뒤로 미뤄서라도 독자가 더 많은 정보를 취하고, 더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표현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해서 1화에서는 좀 더 주인공 동화에게 들이닥친 상황뿐 아니라 주인공이 심정적으로 어떻게 느끼고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휘라는 캐릭터에 대해 동화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두 사람 간의 관계성에 대한 단서나 떡밥 따위를 조금 더 상세히 표현해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선 제가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1화를 봤을 때 이랬으면 더 좋았겠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린 거예요. 아마 스러기님께서 더 좋은 방향성과 이야기를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감상과 피드백이 스러기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저는 동양풍은 조금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스러기님 덕분에 동양풍 장르에 대한 편견이 좀 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 흥미로웠고 읽는 내내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즐거운 글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접할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집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