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 ・ᴗ・̥̥̥ ) 원피스와 그 등장인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읽었다는 점 미리 말씀드려요..!
네임버스는 제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세계관이라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어요. 네임버스라는 설정은 절대 엮일 일이 없는 (예를 들면 혐관이라든가 일면식도 없는) 상대와도 지독하게 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잖아요..? 그래서 작중 ‘아주 불행하게도, 이미 아는 자의 이름이다.’라는 문장을 보고 어떤 관계의 사람일지가 정말 기대되었어요. 그 궁금증으로 읽어내려갔던 것 같아요!
읽으면서 느낀 건, 상황이나 감정의 묘사를 참신하고 섬세하게 표현하시는구나, 였어요. 특히 ‘온몸이 부유감에 휩싸였다. 세상이 핑핑 도는 것인지, 내가 도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 나는 이내 곧 세상을 이루는 하늘과 땅 사이로 균열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온 세상이 조각나 무수히 많은 파편이 되어 흩어진다.’ 이 장면에서 저는 아,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이런 문장을 쓸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건 타고났거나 혹은 오랜 시간이 쌓여야지만 쓸 수 있는 표현들이라는 생각? 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건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묘사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얘기잖아요? 유채하님의 비유나 단어의 선택이 특유의 고요하지만 울렁거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또 약점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셔서, 굳이 말해보자면 좀 더 정보값을 독자들에게 주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서 말했듯이 쿠잔과 나의 관계라든가 (물론 과거에 집안과의 인연이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아니면 화자가 네임에 대해서 정확히 무엇을 알고싶어하는지 같은 정보는 1화에서 좀 더 풀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화자가 책을 찾는 장면에서 ‘원하는 정보나 그에 대한 단서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래서 뭘 원하는데? 라는 궁금증이 들었거든요. 이걸 독자가 같이 알면 책을 찾는 화자의 심정에 좀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을 내봅니다 ㅎ ㅎ
아무튼 아주 나중에라도 뒷 내용까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