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장르가 유행(?)할 때 다른 쩜오디 작품을 좋아하고 있어서 뭔가 이름을 자주 본 것 같아서 친근하네요... 다만 세부 내용이나 설정은 잘 몰라서 두근두근하면서 봤습니다. 아마 잘 모르겠는 부분들은 그 작품의 세계를 안다면 딱히 설명을 요하지 않겠죠. 그런 점에서 그럭저럭 넘기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하 두서없는 감상입니다!!
오프닝부터 너무 웃겼어요... 씩씩거리면서 남친이냐고 물었는데 사촌이나 형제도 아니고 아버지라니... 직전에 쓴 '조율되지 못한 기타 줄'이라는 표현까지 더해지니 상당히 만화적인 도입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띠용 하는 표정과 '띵'하는 효과음이 한 컷으로 주어지는 느낌. 압축적으로 당황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벨이나 사이먼 등등 조연인물들도 제 역할을 하며 이야기에 자리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알렉이라는 캐릭터가 나름 혈기 넘치고 고집도 있어보이는데 애인인(하물며 이미 애인!) 매그너스에게 잘보이기 위해 끙끙 고민하는 모습이 사랑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정성과 불안은 자연스러운 마음이니까.
순서대로만 배치하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이야기가 지루한 게 아니라 구조가 단순하다는 면에서) 같은 장면을 '다시 읽을 수 있게' 조각조각 배치하는 게 좋아요. 맨 처음의 오프닝 장면이 때로는 개그로, 때로는 불안이나 걱정으로, 때로는 애틋함으로 계속 감정이 쌓이고 변주되는 게 읽는 동안 재밌었어요. 특히 마지막 변주에서 묘사가 훅 무거워지는 게 느껴지는데 이미 아는 장면의 변주라서 그런지 뭔가 덧입혀지는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얼얼한 마음인 채로 입을 맞춰주던 그 얼굴이다. << 제 마음도 얼얼해지는...
"난 그 사람만을 사랑해." '그런 사람'이란 건 내 세계에 없어.
언제라도 다른 사람을 택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니라는 걸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아름다웠어요ㅜ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못하는 알렉도 넘 좋았고. 제가 다 벅차네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