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선택이 포근했어요. 꽃바람 12번지, 고드름 열리는 마을, 토끼풀 공원.. 따뜻하고 동화같아요. 중간에 꽃가루 학회 부분이 사랑스러웠어요. 꽃가루 알러지 있는 사람에게 괜찮은 꽃가루 연구는 없냐고 묻는 것이나,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나. 꽃가루 학회라는 말과 소재 자체가 귀여웠어요. 꽃가루를 연구한다니 정말 낭만적이네요. 전체 스토리를 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휘두른, 다른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던 주인공이 마술사와 푸른 리본 숙녀에게 애정을 품게 되고 나아가 세상(분홍 꽃밭으로 표상된)을 사랑하게 되는 흐름을 의도하신 거 같은데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진행이라고 생각해요. 동화라면 응당 그래야 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혹 참고할 만한 책을 찾으신다면 유령의 마음으로(임선우) 추천합니다. 읽는 내내 울 것 같은 단편집이에요. 쓰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