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짬님! 우선 감상 전달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점부터 사과드립니다… 작품은 마감 전부터 여러차례 읽었지만 현생이 너무 바빴네요.

저는 해당 그룹에 대해서도, 시부야에 대한 둘의 어록에 대해서도 모르는 상태로 시를 읽게 됐음을 알려 드립니다(어록은 검색해 보려고 했는데, 제 검색이 서툰 탓인지 잘 나오지 않더라구요..) 일단은 시만 읽었고 그 다음에는 해설과 함께 읽은 다음 시를 다시 읽었습니다.

링크를 처음 열었을 때에는 제가 우짬님의 시에 함축된 의미를 제가 잘 읽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해설을 덧붙여주신 덕분에 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제게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좀비 아포칼립스 사태의 고속터미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감상 전부터 알고 읽었는데도, 해설을 읽으니까 제가 놓친 디테일이 많았구나 싶었거든요.하지만 꼼꼼히 채우신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한도끝도 없을 듯하여, 전체적인 심상을 이야기하려 하니, 이 점 너그럽게 양해 바랍니다.

사실 해설 없이 시만 읽었을 때도, 전체적인 내용과 심상은 뚜렷하게 와닿았어요. 좀아포 배경이라는 것도 알기 쉬웠지만, 제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좀아포 배경을 통해 도드라지는 둘의 존재감이었어요.

특히 (이제 더는 빛낼 수 없게 되어버린) 승관과 찬의 청춘이 얼마나 눈부신 미래를 품고 있었는지... 또한, 그 미래를 빼앗기고 고속터미널에 가득히 고인 둘의 존재감이 (청춘의 폐허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얼마나 단단한 에너지로 빛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해당 그룹을 잘 모르는 저로서도 '아, 정말 이 친구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반짝반짞 빛나는구나…' 싶어서 감탄했어요. 좀아포 배경으로 이렇게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을 읽는 것은 간만인 것 같아요. 둘은 세상이 망했다는 것에 천착하지 않고, 당장의 살 궁리에 급급하지도 않고… 그저 서로의 청춘을, 생명력과 미래를 지켜내면서, 서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사이처럼 보였어요. 둘에 대한 우짬님의 애정 덕분에 이렇게 느껴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고단하고 피폐한 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정말 잘 포착하신 것 같아요.

디테일의 이야기를 조금만 하자면, '목을 죄는 낙관을 지켜야 한다'라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제겐 무척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낙관(落款)은 글씨나 그림 등의 작품에 작가가 남기는 이름을 가리키기도 하잖아요. 둘에게는 가수, 연예인, 청춘, 그 어떤 긍정적이고 젊은 에너지를 대표하는 아이돌로서의 이미지가 있고, 그 낙관(落款) 탓에… 스스로를 더욱 포기할 수가 없어 힘들겠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둘이 느끼는 고달픔이 더욱 강하게 전달되었어요. 그 외에도 멋진 표현들이 가득해서 정말 즐거운 읽기경험이 되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