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어트리스님. 저는 비밀의 숲을 2시즌까지 다 봤으며, 올라와있던 1편과 2편을 재미있게 읽고 감상을 남깁니다. 우선 원작의 캐릭터들을 데려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굵직한 사건을 하나 만들어내서 글을 연재하신다는 점이 굉장히 대담하게 느껴졌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비어트리스님께서는 해당 사건 수사를 단순히 시목의 업무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된 축으로 활용하며, 읽는 사람이 사건 수사로 하여금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셨고 그 강점이 2편의 후반부에서 도드라집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도 사건 수사를 전개해주신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고, 관찰력과 통찰이 남다른 시목의 성정도 더욱 부각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1편에서 계장과 실무관의 대화를 통해 황시목의 인물상과 성격을 곱씹어보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원작을 다 봤어도 시일이 지나면 기억이 흐릿해지기 마련인 점을 감안할 때, 이렇게 주인공의 특성과 그가 지나온 사건들을 가볍게 상기시켜주는 서술은 2차창작 독자로서 무척 친절하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상황과 인물에 좀더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요. 시목이 여진에게 전화하는 대목도, 다정하면서도 서로의 컴포트존을 넘지 않는 둘의 관계성을 잘 드러내는 대화라서 좋았습니다. 특히 계단에서 전화를 하며 서성이는 여진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 생생했어요.

단어나 설정 오류가 있는지 봐달라고 하셨기에 그 점도 언급드리고자 합니다. 문법적으로는 2화 첫 문단에 '그게 이유 전부는 아니었다.'로 조사가 빠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설정 면에서는 (오류는 아니지만) 2화의 카페 점원과 시목의 대화에서, 시목이 (카페 사장 개인 노트북의) 충전기는 지금 어디 있느냐고 질문하는 의도를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처음 읽을 때에는 카페 노트북과 사장 개인 노트북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도 헷갈리면서 읽었습니다. 노트북은 총 두 개. 그 중 하나가 사라졌으며 그게 범인의 노림수였을 거라는 점. 이렇게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지는 2차 창작 글은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원작의 캐릭터성을 살리는 동시에,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